기(氣)로 가득찬 우주의 실체
서력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파(派)의 교사인 투시푸스가 우주공간이 끊임없는 운동에 의해 작동되고 있는 것은 원자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라고 최초로 원자설(原子說)을 주장했다.
중국의 장자(莊子)는 우주공간을 꽉 메우고 있는 것을 태허즉기(太虛卽氣)라고 기설(氣說)을 주장했다. 인류문명은 일찍부터 우주를 이루고 있는 공간의 세계를 서양은 원자, 동양은 기(氣)라고 생각해 왔다.
원자설은 근세에 이르러 과학적 분석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1803년 달톤(Dalton)에 의해 단단한 공모양의 입자(粒子)가 원자라고 밝혔다.
1898년 톰슨(Tomson)이 음극선(陰極線)을 실험하는 도중 전자(電子)를 발견했다. 전자에는 양전자(陽電子)와 음전자(陰電子)가 있으며 원자전체(原子全體)에 고루 퍼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19년 러더포드(Rutherford)는 원자핵(原子核) 중심에 양전하(陽電荷)를 띈 원자핵(原子核)이 있고 그 주위에 전자(電子)가 원(圓)의 궤도를 따라 돌고 있다고 양전자(陽電子)의 실체를 밝혔다. 1932년 차드윅(Chadwick)에 의해 양성자(陽性子)와 같이 원자핵을 구성하는 전기적(電氣的) 중성(中性)의 입자로서 그 질량(質量)이 양성(陽性)과 같은 중성자(中性子)를 발견했다.
1934년 유가와히데키(湯川秀樹)가 예언한 중간자의 존재를 앤더슨(Anderson)이 증명하였다. 이렇게 원자의 내부구조가 구체적으로 밝혀지면서 더욱 심층 깊숙이 극한적 탐색이 이루어져 있다. 원소주기율표(元素週期律表)가 만들어짐으로써 소립자(素粒子) 영역이 비로소 체계적 이해가 가능해 졌으며 수많은 소립자들의 표준(標準)모델이 자리잡게 되었다.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페르미온(Permion)과 보존(Boson)이 그것이다.
페르미온 입자는 12종류 있으며 6개의 쿼크와 6개의 렙톤이 대칭성(對稱性)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쿼크는 톱(Top), 보텀(Bottom), 참(Charm), 스트레인지(Strange), 다운(Down), 업(Up) 등 6개, 렙톤은 전자 중성미자(中性微子) 파인( ) 중간자 1쌍이다. 이밖에 광자(光子) 중성미자 중간자로서 뮤(μ) 중간자 파인 중간자 시그마 람다 등 수많은 소립자의 발견이 지속적(持續的)으로 이루어져 무려 200여종이나 된다. 20세기에 이르러 확립된 소립자(素粒子) 물리학과 양자역학(量子力學)도 더 이상 불변의 정석(定石)이 아님을 알았다. 원자(原子)는 물론 소립자까지도 서로 다른 소립자로 변했으며 심지어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서 소립자가 생겨났다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력(重力), 전자기력(電磁氣力), 강력(强力), 약력(弱力)등 4개 력(力)을 발견했으나 그 힘의 작용은 알 수 있으면서도 그 힘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진정한 원인 소재를 아직 모르고 있다. 이렇게 현대과학은 현상계에 대한 사물을 보고 분석하는데 까지는 최선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서부터 나온 것인지 그 시원적 소재(始源的所在)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마치 양파 껍질을 벗기고 또 벗기듯이 우주의 실체를 극한점까지 벗겨 보았으나, 대칭성을 떠난 존재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100억분의 1 아누 등 극소(極小)의 존재가 형이상(形而上)과 형이하(形而下)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과학적인 시한분석(視限分析)이 거둔 성과는 우주내면의 세계를 보았을 뿐 왜 그렇게 생겼는지 본질에 대한 궁극적 소재(窮極的 所在)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물리학을 비롯한 현대과학이 형이상학을 외면하고서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며 형이상학인 진리 또한 과학적 입증을 회피하고서는 진리 그 자체로 매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