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학과 영성시대생명은 자신을 초월하는 수수께끼

작성자: 상생동이님    작성일시: 작성일2018-10-15 15:21:25    조회: 1,809회    댓글: 0

 

생명은 자신을 초월하는 수수께끼


과학서평 /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 과학자들이 있다. 노벨물리상을 받은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odinger 1887~1961) 역시 그 중 한 사람이다.


물리학자면서도 생명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강조한 슈뢰딩거는 DNA발견과 분자생물학 혁명에 크게 기여했으며, 양자역학 같은 과학발전에 중요한 디딤돌을 놓은 인물로 꼽는다.


슈뢰딩거를 이은 과학자들의 생명탐구정신


에르빈 슈뢰딩거가 쓴 책 중 과학적 논문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이 바로 ‘생명이란 무엇인가(What is life?)이다. 그리고 그의 생각을계승한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와 도리언 세이건(Dorian Sagan) 역시 똑같은 제목의 책을 냈다. 슈뢰딩거의 주장에서 더욱 발전된 증거와 자료들을 토대로 역시 생명이 무엇인지 왕성한 탐구정신과 함께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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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란 무엇인가


최근 번역된 린 마굴리스와 도리언 세이건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번역 김영, 출판사 리수)는 과학적인 측면에서 생명현상을 자세하게 다룬다.


물리 화학 생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생명에 관한 과학적인 설명은 생명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두 저자는 생명에 대해서는 여전히 호기심과 함께 깊은 외경심을 보여준다.


생명이란 ‘자신을 초월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저자가 보기에 생명이란 자기를 유지하고 번식한다는 두가지 특징이 있다. 생명은 ‘유전되는 변화가 있고, 성장하는 생물의 DNA와 염색체 돌연변이, 공생, 성적 결합이 자연선택과 결부되어 진화라는 변화를 가져온다.’ 이 같은 저자의 정의는 정통 과학계의 주장과 전혀 모순되지 않는다.


저자는 다만 자기생산과 생식 진화는 생명의 충만한 전체 모습 중 일부라고 설명하는 점에서 좀 더 포괄적인 설명을 시도한다.


‘생명은 움직이고 생각하며 유쾌하고 정확하며 재치있고 이동하고 침입하고 구애하거나 심지어는 속이기도 한다. 퍼덕거리는 지느러미와 날개를 만든 천재성이고 전위예술이며 에너지와 물질의 변환이다.’


생명이란 초월적인 수수께끼


저자는 “불완전한 설명으로 더듬거리면서 생명의 정의에 한걸음씩 다가서기는 하지만, 마지막 결론 앞에서 멈추고 만다.”고 스스로 한계를 지었다. 마지막 말, 최종 판단을 내놓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생명은 자기초월적”이기 때문이다. 어떤 정의도 빠져나가고 만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인간은 유전자의 99% 이상을 침팬지와 공유하고, 바닷물을 연상시키는 액체를 땀으로 배출하고 30억 년 전 인류가 갈망했던 당분을 아직도 찾는 점에서 과거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인간은 어떤가? 도시로 모여서 지구적인 규모로 생명을 재편성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자기초월성은 동물적이고 기계적인 단순함을 넘어 세계시장, 지구위성궤도, 통신, 컴퓨터, 스마트폰 등 과학기술과 공학을 활용하여 개체 생명을 더 큰 ‘우리’로 묶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연결을 통해서 초월적인 인간을 만들어가면서 서로 의존하고 기술로 연결되는 초월적인 인류를 형성한다.


생명이란 초월적이라고 주장하는 저자가 보기에 인류문명의 발전은 자연스런 생명현상일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했던 생명에 대한 다양한 비유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던 것은 호흡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영혼(spirit)이라는 단어 자체가 호흡을 뜻하는 라틴어 spiritus에서 나왔다. 들숨(inspiration) 날숨(expiration) 호흡(respiration) 모두 영혼을 뜻하는 spirit에서 파생된 말인데, 날숨은 죽음과 동의어이다. 우리 말에도 죽는 것을 숨을 거뒀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psyche 역시 숨이나 영혼을 뜻하는데 여기에서 파생된 단어들이 폐렴이나 정신적인 상태를 나타낸다.


생명이 초월적이라는 것은 물리학자들이 일부 발견했다고 볼 수 있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불확정성의 원리에서 ‘측정 가능한 것의 한계’를 주장했다. 수학자 쿠르트 괴델은 ‘불완전성 정리’에서 ‘공리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체계 외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수학체계가 완전하다면 모순이 있을 리 없고, 모순이 없다면 완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설명이 안 되는 것의 본질을 생명현상이라고 보는 듯 하다.


생명은 과연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영원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일까? 아마도 그럴 것 같다. 수수께끼이므로 인간은 그것을 풀려고 계속 연구하고 개발하고 만들어 나갈 것이다.


사이언스타임즈 201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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