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 역사의 혼을 찾아서..

작성자: 상생동이님    작성일시: 작성일2019-04-24 23:57:45    조회: 2,128회    댓글: 0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의 혼을 찾아서..  


소설가 김진명은 가오즈의 나라라는 책에 다음과 같이 자신의 역사관을
다소 감상적인 필치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일기장이거나 거울과 같다.
이는 인간들은 인생을 한번 왔다가면 그만인 것으로 보지만
역사의 눈은 그렇지 않다.

역사에서의 인간이란 영원히 살아 있는 존재이다. 

육신은 가지만 그가 살았던 인생, 그의 이름,
그 존재의 의미는 사라지지 않기때문이며...
아무리 나약한 존재라 하더라고 역사의식을 가지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철 같은 인간이 된다.'

 

무엇이 한 인간으로 하여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념과 용기를 갖게 하는 것인가? 
역사의식, 즉 과거에 대한 신념이란 무엇인가?

과연 역사란 무엇인가...?

 

지나간 역사속에서 역사를 밝히려 노력했던 많은 역사가들은 
자신들이 참구한 역사를 무엇이라 말해왔을까요? 대표적인 두명의 역사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E.H.Carr

 

카는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며 현재의 가치에 비추어 의미있는 역사가 진정으로 의미있는 역사라고 하면서 역사를 서술하는 역사가의 주관을 매우 강조합니다.

 

반면 근대역사학의 시초라 불리우는 랑케는 카와는 정반대의 입장으로 역사를 바라봅니다.


즉, 그는 역사란 과거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며 역사가는 오직 자신을 죽이고 과거가 본래 어떠한 상태로 있었는가를 밝히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아야합니다. 이때 역사가는 오직 역사적 사실들로 하여금 이야기 하게 해야한다는 주장입니다.

 

두가지 가장 대립되면서도 역사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관점을 오늘을 사는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일까요?

역사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역사와 이와 반면에 주관적으로 나에게 박혀있는 역사가 있습니다. 역사적 관심을 추상의 관념에서 현실의 나에게로 돌리면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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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나'는 교통 사고를 당했습니다. 거의 죽을 뻔했습니다. 아주 어린 나이라고 할 수 있는 4살때의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그날의 사고현장의 잔상..흐릿한 기억을 안고 살아갑니다. 차가 내몸을 덮쳤고. 또한 몇미터쯤 끌려갔던..흐린날의 안개비처럼 문득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이 있습니다. 


이것은 저의 객관적 역사 입니다. 그리고 그 흔적은 지금도 저의 다리에 깊이 박힌 인상처럼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이십여년전의 과거의 일입니다. 현재를 사는 제게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과거입니다.


그날의 역사가 지금의 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지금도 미쳐왔던 것일까요?


저는 지금도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는 날에는 삶과 죽음의 차이를 생각해보곤 합니다. 정말 순간적이었지만..그날 이후로 다시 살아났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날의 과거의 사건은 지금의 '나'를 연결해주는 생명의 혼으로 꿈틀거리곤 합니다. 그날 이후 6개월이상의 병원신세를 진 것도..문득문득 저의 모습이 떠오르곤합니다. 아마 제가 입원한 병원에는 저의 진료 기록이 역사적 사료로 남아있을지도요...이날의 역사는 저의 주관적 깊은 인상과 더불어 객관적 역사의 현실로 기록되어있는 것입니다.

 

 역사란 흘러가는 시간에 점을 찍듯 그날의 역사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반면 지금 살아있는 내가 존재합니다. 과거를 살아오고 또한 현재를 존재하며 과거를 추억하는 내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역사를 기억해야 하고 정확하게 살펴봐야 하는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것은 현재의 나를 정확히 알수 있는 자료는 나의 과거이기때문입니다. 


누군가로부터 과거가 조작되었다면? 나의 과거를 송두리째 빼앗겨버리거나,  조작되었다면..지금의 나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볼때, 나를 기억할만한 무엇도 없기에 나는 누구인지 알수 없습니다. 나는 있었건만, 그 '나'를 있게한 생명, 정신은 없어져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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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분명 과거의 흐릿한 흔적뿐이지만, 나는 과거의 나를 통해 지금의 나를 이루는 것입니다. 때문에 객관적인 나의 과거의 기록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과거적 토양을 바탕으로 현재의 나란 존재하는 것이므로 나의 과거는 객관적 사실이어야만 합니다.


반면 지금의 현실에서 바라보는 과거는 분명히 주관적입니다. 하나의 역사적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 나의 현실은 달라지기도 합니다.

 

저는 역사란 '객관적 실체 속의 주관의 세계'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시간의 속성이 객관적 질서, 엄정한 법칙속에 존재하지만 그 역사를 구성하는 공간, 인간...자연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변화하는 무대속에서 나를 찾는 것은 주관인 '나'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사가는 인간의 역사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술하려고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이 왜곡되거나 거짓역사속에서 현재를 잃어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미래를 준비하고..더 나은 미래적 '나'를 구상해보고 이뤄나갈수 있기때문입니다.

 

오늘의 역사적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역사를 잃어버린 민족..혼을 잃어버린 민족..이란 생각이 드는 오늘이기에 말도 안되는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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